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2002)

책 소개


저자가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선집 중에서 사색적으로 한국미의 현장을 터치한 글들을 모았다. 미술이 쓰이는 각종 현학적인 용어가 많이 없어 글이 어렵지 않아 누구나 읽기 쉽다. 이 책이 당시 MBC의 인기 프로그램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에서 네 번째 선정도서로 선정되면서 새롭게 출간되어 많은 이들이 영주의 부석사와 여타 한국의 유적지를 돌아보게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줄평

한 시대를 풍미했던 MBC 느낌표 도서에 선정되었던 책. 대한민국에 이 책이 없는 집이 없었을 듯.


목차

한국미 산책

우리 미술 / 건축미에 나타난 자연관 / 연경당에서 / 연가 / 후원과 장독대 / 한국의 실내의장 / 온돌방 장판 맛 / 조선의 자수병풍 / 고요한 익살의 아름다움


한국미 한국의 마음

신라 공예송 / 살결이 감촉 - 도자기 / 하늘빛 청자 / 분청사기의 멋 / 한국의 탈 / 비녀


건축

불국사의 대석단 / 부석사 무량수전 / 통도사 / 속리산 법주사 팔상전 / 비원의 연경당 / 비원의 부용정 / 경화루의 돌기둥 / 경복궁의 옛 담장 / 백제의 화상전 / 백제의 전돌무늬 / 신라의 막새기와 / 신라 보상화문전 / 통일신라의 전돌



불상

고구려 금동여래입상 / 백제 석조여래좌상 / 금동미륵보살반가상 / 미륵보살반가상 / 신라의 석조보살 / 석굴암 본존상 / 석굴암의 11면 관음상 / 석굴암의 범천상 / 철조석가여래좌상 / 철조여래불두 / 한송사 석조보살좌상 / 안동 제비원 여래석불


석탑

화엄사 사자석탑 / 화엄사 사자석탑 공양상 / 삼척 비석머리


금속공예

신라의 황금 보관 / 신라의 금귀고리 / 상원사 동종 / 성덕대왕 신종 / 용두보당 / 익산 왕궁리 석탑 사리장치 / 송림사 전탑에서 나온 장식꽂이 / 은입사 동제정병


목칠 · 민속공예

자개장 / 삼층탁자 / 나전칠기 송죽무늬 빗접 / 나전소반 무늬 / 선시대의 비녀 / 노리개 / 하회탈 - 양반의 눈웃음


신라토기

신라 토우 / 토기 오리 한 쌍


청자

정차돋을무늬연당대접 / 청자죽절문병 / 청자복사문매병 / 청자거북주전자 / 청자석류주전자 / 청자오리연적 / 청자상감운학문매병 / 청자상감과 형주자 / 청자상감모란문 항아리 / 청자상감운학문 베개 / 청자상감어룡문매병 / 청자진사채 연화문주자 / 철채자기삼엽문매병


분청사기

분청사기조화문편병 / 분청사기추상문편병 / 분청사기철회연당초문병 / 분청사기철회어문병 / 분청사기철회초문장군 / 분청사기철회초문대접


백자

백자상감초문편병 / 백자상감모란문병 / 백자철회죽문 항아리 / 백자철회포도무늬 항아리 / 백자철회용문 항아리 / 백자 달항아리 / 백자진사채모깎기 항아리 / 청화백자추초문병 / 청화백자화병 / 청화백자운용문 항아리 / 청화백자학춤 항아리 / 청화백자목련문 왕사발 / 청화백자철회진사국화문병 / 청화백자진사채매화문병 / 청화백자선도연적 / 청화백자운학문 베갯모


조선 전기의 회화

인재 강희안의 한일관수도 / 창강 조속의 조작도


조선 후기의 회화 - 겸재 정선

금강산 만폭동도 / 통천문암도 / 비로봉도 / 조옹도 / 인곡유거도


조선 후기의 회화 - 영조시대

화재 변상벽의 참새와 고양이 / 관아재 조영석의 장기 / 능호관 이인상의 노송도


조선 후기의 회화 - 단원 김홍도

봄시내 / 사민도 중 ‘상(商)’ / 고누 / 무악도 / 평안감사의 연유도들


조선 후기의 회화 - 정조시대

고송유수관도인 이인문의 산수도 / 긍재 김득신의 대장간 / 긍재 김득신의 천렵도 / 긍재 김득신의 파적도


조선 후기의 회화 - 혜원 신윤복

연당의 여인 / 미인도 / 월하정인 / 기방도 / 검문 / 밀회 / 굿놀이 / 봄나들이 / 선술집 / 초당놀이 / 빨래터




밑줄 긋게 만든 구절


제복을 입은 어느 젊은 관속이 미리 약속한 장소에서 정부와 잠시의 밀회를 즐기는 장면인 듯 싶으나 여인의 정체가 은근짜인지 또는 어느 집 소실인지는 분간을 할 수가 없다. 어쨌든 은밀하게 만나는 남녀임에 분명하고 벼켜 서 있는 장옷의 여인은 이 두 사람을 이어주는 여인, 좋게 말하면 들러리일지도 모르고 나쁘게 말하면 뚜쟁이일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여인의 허리를 감은 사나이의 손길도 매우 실감이 나는 표현이고, 더구나 여인의 나긋나긋한 팔가짐이나 뜨거운 얼굴 자세 묘사도 여인 생리 묘사의 기미를 다했다는 느낌이다. - 혜원 신윤복의 그림 밀회에 대한 설명 중


작가 소개 - 최순우

1916년 개성에서 태어나 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였다. 1943년 개성 부립박물관에 입사하여 2년후 서울국립박물관으로 전근하였다. 이후 국립박물관 학예관, 미술과장, 학예연구실장 등을 역임하였다. 1950년대부터 서울대, 고려대, 홍익대,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사 강의를 하였으며, 1967년 이후 문화재위원회위원, 한국미술평론가협회 대표, 한국미술사학회 대표 등으로 활동하였다. 1974년부터 1984년까지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의 관장으로 활동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의 발전, 확장에 공을 세웠다. 1981년 2월 23일 홍익대학원에서 명예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1984년 12월 16일 성북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한 평생 문화재와 한국 전통미술에 대한 애착으로 살아온 그는 심미안의 소유자로 일찍이 우리나라 고미술의 빼어난 아름다움을 알아보았다. 한국의 도자기, 전통 목공예, 회화사 부분에서 많은 학문적 업적을 남겼으며, 그의 대표작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는 이러한 애정을 바탕으로 하여 회화, 도자, 조각, 건축 등 한국 미술의 전 영역에 걸친 작품 120여점에 대한 글들을 담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달항아리를 ‘너무나 욕심이 없고 순정적이어서 마치 인간이 지닌 가식 없는 어진 마음의 본바탕을 보는 듯 하다’, ‘그 어리숭하게 둥근 맛을 어느 나라의 항아리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데서 대견함을 느낀다’, ‘잘생긴 며느리 같다’고 표현하는 등 예술과 전통을 대중들이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황수영, 진홍섭과 더불어 개성의 3걸로 불린 그는 박물관에서 일한 경험에 근거하되 강한 직관을 바탕으로 한국의 미를 찾고자 노력하였다. 그는 한국미에 대해 “우리 강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거기에는 우리민족의 성정이나 생활이 녹아 있어 그들이 표현한 미술품에 나타난 아름다움도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익살, 은근, 고요, 순리, 백색, 담조(淡調), 추상 등 독자적인 미의 특질을 지녀 세계적인 미술품으로 당당히 자리잡은 것”이라는 한국미론을 구축하였다.

논문으로는 「단원 김홍도 재세연대고(檀園金弘道在世年代攷)」, 「겸재 정선론(謙齋鄭?論)」, 「한국의 불화(佛畵)」, 「혜원 신윤복론(蕙園申潤福論)」, 「이조의 화가들」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한국미술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가 있다.

그가 살았던 ‘최순우 옛집’은 서울 성북구 성북2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재)내셔널트러스트의 시민문화유산1호로 지정되어 잘 보존되고 있다. 개발논리에 의해 사라질 뻔한 것을 시민들이 지켜냄으로써 최순우 선생의 정신을 기림과 동시에 근대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의미도 함께 살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문화강좌, 연극활동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개최되어 있어 문화유산에 대한 보존과 공전이라는 현대적 의미를 재창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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