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을 탐하다

디자인 시대

소비자들은 언제부터 디자인을 원했을까요? 대한민국은 산업화시대를 거쳐,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낸 전 세계에서 손 꼽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물론, 발빠른 성장 덕분에 이런저런 단점들을 앓고 있지만, 보릿고개를 두려워하던 사오십년 전만 생각해도 절대 다수가 삼시세끼를 먹을 수 있게 된 대한민국은 풍요로워졌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는 여기서 논외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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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선입견 에세이


최근 ‘인터넷 집들이’와 ‘셀프 인테리어’가 유행입니다. 사실 대부분의 대한민국의 주거형태는 ‘아파트’이거나 ‘다세대 주택’인 빌라 일 것입니다. 이 두 주거형태의 공통점은 ‘획일화’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개성’이 없습니다. 내부구조나 외형이 모두 동일합니다. 방 셋, 화장실 하나 이거나 방 셋, 화장실 둘. 누구나 어렵지 않게 모두의 집 구조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아름다운 인테리어’는 부유층만의 전유물이었습니다. 그저 티비가 있으면 되고, 시간이 흐른 후엔 ‘큰 티비’가 있으면 만사 오케이였습니다. 에어컨도 있으면 좋은 것이었습니다. 후드도 그러하고, 사실 우리 삶에 ‘편리’를 가져다 준 모든 제품들이 있냐 없냐로 ‘만족’을 평가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생산계층인 세대들 대부분이 초등학교(혹은 국민학교), 중학교 시절 티비, 라디오, 냉장고, 세탁기 유무를 학교에서 질문 받았을 것입니다. 요즘은 그런 것이 사라졌지만 말이죠.

바야흐로 ‘기능’을 중요시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쓸 수 있는 것(내구성)이 충족되면 디자인은 조금 투박해도 상관없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삶에 편의를 주는 제품’들은 사실 이제 거의 생활 필수품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혼수로 티비, 냉장고, 에어컨을 해가는 것은 물론이고 요즘은 어떤 티비, 어떤 냉장고, 어떤 에어컨을 혼수로 하느냐에 대한 골치아픔이 뒤따라옵니다.



디자인을 따지기 시작하다

물론 디자인을 따지기 시작한 것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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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디자인이 제품의 중요한 가치였던 ‘패션’을 제외하고서라도, 자동차의 ‘올 체인지 모델’, ‘페이스 리프트 모델’에 열광하는 것도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입니다. 예전의 ‘브라운’ 전자제품들, 소니의 ‘블랙색상 전자제품’ 등의 디자인은 아직까지 회자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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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런 디자인을 논하는 것이 특별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 혹은 특정 계층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닙니다. 생산성의 향상과 기술의 발전, 전 세계의 제품 판매 연결과 다양한 기업들의 경쟁으로 디자인이 좋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이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접근을 가능케했습니다.

디자인팀이 내놓은 결과물에 엔지니어들이 머리를 싸매고 모든 부품들을 집어넣는 것은 물론이고, 기업들은 제품의 기능은 기능대로 디자인은 디자인대로 양자택일이 아닌 양립해야만 하는 제품의 특성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소비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현상을 세게적인 현상으로 보아야 하느냐 아니냐. ‘부유해진’ 대한민국만의 트렌드일 수도 있습니다.



경제력 향상


GDP per capita Asia,한국 일본 GDP


대한민국의 1인당 GDP는 어느새 일본을 추월하였습니다. (다른 경제지표는 그렇지 않지만) 그것도 몇 년 전의 일입니다. 여전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는 일본 기업에게서 자본재를 수입하고 있지만, 철옹성 같던 일본의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던 신기술의 영역에서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그 현상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한편 ‘주거’의 영역에서는 인테리어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오래된 주택이나 아파트 등을 리모델링하여 ‘누구나 머물고 싶은’ 집이 인터넷에는 많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한 대한민국답게 주거에 대한 소비자들의 열망 또한 바르게 변해갔습니다. 발전적인 방향이 아니라, 소비자의 열망이 낮아지는 것으로 변하였습니다. 다른 영역과는 달리 ‘주거’라는 부분에서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양극화되고 후퇴한 것 같습니다.


사진. 1970년 개발 반포주거단지

1970 신반포,반포아파트단지

디자인. 선입견 에세이


전후세대에게 ‘내 집’을 갖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이 때는 심지어 집의 형태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내 소유이기만 하면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전후세대는 우리가 보지도 못한 그런 나이 많은 사람 아니라, 전쟁을 유아기 때 겪었던 60-70대가 해당합니다. 기대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나, 아직까지 전쟁을 겪은 세대가 많이 살아있습니다. 이런 세대들은 전쟁으로 인한 상실, 불안에 의해, 안정감에 대한 욕구가 집의 소유로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세대 밑에서 자란 자녀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산업 구조 변화 및 발전을 일궈낸 이 세대들은 집을 사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누구나 취직할 수 있었던 그런 시대였고, 평범한 직장인이 3-5년을 열심히 모으면 집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좁아도, 월세라도 내 집.

하지만 지금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부유해진 것과는 다르게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은 ‘꿈으로만 존재’합니다. 


그래프. 국가별 주택 자가 소유 비율


10년을 열심히 모아도 서울, 경기에 은행 집이 아닌 내 집을 갖기 어려워진 지금, 많은 사람들은 내 집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공간을 갖기 위한 ‘셀프 인터리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터넷 집들이

제목은 20년 된 아파트 새단장, 2년 전세 인터넷 집들이 등등 다양합니다. 덩달아 ‘집닥’도 인기입니다.

1인 가구가 늘어난 탓도 있겠지만, ‘맘에 쏙 드는 내 집을 가질 수 없다면 지금 지내는 집에서 아름다운 공간을 누리겠다.’는 열망이 반영된 탓이라 하겠습니다.



생활 곳곳에 스며든 아름다움

세계적인 트렌드와 대한민국 경제력 향상이 맞물려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추구’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자인의 아름다움은 이제 사치가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물론 기능은 갖추면서도 아름다운 디자인이어야겠지요. 언젠가는 길거리의 쓰레기통도 아름다워지는 그 시대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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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세계일보, 네이버, Trading Economics, Braum,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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