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쇼펜하우어의 생애와 사상
베를린 대학 - 그 이후
1. 사랑은 없다
2. 행복이라는 그림자
3. 재산의 조건
4. 명예라는 이름의 독
5. 인간은 본래 이기적 존재다
6. 종교는 신화다
7. 정치는 야성적으로 하라
8. 고뇌는 인간의 벗
9. 절망과 허무
10. 죽음의 행복
11. 처세론
Prejudice_ 책은 쇼펜하우어가 31세에 베를린 대학에 제출한 자기 소개서로 시작합니다. 이 때의 자기소개서라는 것이 지금과 비슷한지 자신이 왜 공부를 하게 되었는가와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자신의 출생과 가족소개를 먼저 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영국 체류 중 출산을 위해 독일로 귀국하지 않았다면 쇼펜하우어는 영국에서 출생할뻔 하였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부유한 상인이었고, 어머니는 여러 문학작품을 썼던 작가였다고 합니다.
부유한 아버지가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문의 재산 대부분을 몰수당하고(전쟁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사랑은 없다'라는 제목과는 달리 책은 대부분의 사랑에 대한 비관론으로 이루어져있지는 않습니다. 세상에 회의적인 대표적인 사람을 고르라면 쇼펜하우어 그 이겠지만, 그는 사랑에 대해서만 회의론적인 시각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사랑은 없다' 대신 책에 어울리는 제목을 고르라면 무난하게? '쇼펜하우어가 쓴 인생론'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
밑줄 긋게 만든 구절들
사랑이 목숨과 바꿀 만큼 일생의 중대한 사건일까?
사랑에 빠져 목숨을 바친 젊은 베르테르나 야곱, 혹은 올티스 같은 사람들은 단지 소설 속의 주인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죽는 사람들보다 사랑의 정열에 사로잡혀 정신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사람은 더 많다. 그런데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서로 사랑하고 둘만의 행복을 확신하면서 왜 사회적 관습을 과감하게 끊지 못하고 죽어서 자신들이 그토록 확신했던 행복을 저버리는가 하는 점이다. 사랑은 그처럼 목숨과 바꿀 만큼 일생의 중대한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철학자 플라톤은 자신의 저서 '향연'에 사랑에 관한 많은 격언을 남겼다. 하지만 그가 내린 정의는 신화나 우화 혹은 훈시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며 그것도 주로 그리스인들에 관해서만 썼다. 루소의 사랑론은 미흡한 데다가 어떤 대목에서는 완전 문외한이라고 할만큼 불확실하다. 스피노자의 정의는 아주 간단하므로 여기서 인용해보겠다. '남녀간의 사랑은 외적 원인을 통해서 얻게된 쾌락에 불과하다.'
사랑은 아무리 미화되어도 성욕이 우선이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말은 이 세상의 모든 남녀의 사랑은 아무리 별나라의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성욕이라는 본능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남녀간의 사랑은 예외 없이 이 본능이 특수화되고 한정되고 개체화된 것 뿐이다.
사랑의 고뇌와 환락은 인류의 종족 유지 본능이다.
우리는 살아남지 않고는 일"찍이 종족 유지의 실패로 종의 멸망을 초래했을 것이며, 우리가 그토록 찬미하는 아름다운 이 세상을 종족 유지 본능에 엄청나게 치열하고 끈질긴 다른 곤충들이나 동물들에게 넘겨주고 말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 당신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웃음)
한편의 감동적인 희곡이 사랑을 다루지 않고 재미있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이다. 따라서 인류가 태어난 이래 끝없이 다루어온 그 낡아빠진 사랑의 테마가 오늘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연목구어란?
직역하면, '나무에 올라 물고기를 잡으려고 한다'는 뜻이다. 목적과 수단의 쌍이 맞지 않아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고 애쓰는 것을 일컫는 말.
고결한 정신적 사랑도 에로스를 목표로 하여 진행된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이 서로 정신적 사랑으로만 만족하지 않고 육체 관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과, 아무리 둘이 사랑을 확신하고 있어도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의 눈빛 속에는 이미 아기의 살려는 의지가 들어 있다.
상대의 특성이 각각 동성에 비해 뛰어나고, 사랑을 베푸는 자와 받는자가 서로 주고받는 기대와 욕구가 잘 적응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남녀 간의 사랑은 우선 건강하고 체력이 뛰어나며 아름다움을 갖춘 상대를 선호하고 존중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생존 의지가 본능적으로 기능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Prejudice_ 이것은 충분히 과학적, 생물학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예쁘고, 키가 크고, 피부가 좋은 사람을 남녀모두 선호하는 이유는 유전학적으로 더 건강한 2세를 낳을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어디선가 설명하기로는 남성이 날씬한 여성을 선호하는 이유가 그 여성이 다른 남성의 아이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적기 때문에 '날씬한 여성'을 보면 생물학적으로 끌린다는 학설도 있다.
좋은 피부의 경우, 외부의 세균이나 박테리아 외부 악조건 변화에도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는 유전자를 의미하기 때문에 그런 특성을 가진 개체를 더 선호한다고 하며,
체격이나 체력의 경우, 예전부터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주어졌던 '노동'이라는 것을 더 잘 해낼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에 그러한 것 같다. 예전에는 그것이 '사냥'과 '채집'이었다면, 지금은 아마 각 사회에서 인정받는 '경제적 가치'이지 않을까. 다시 책으로 돌아가자.
그래서 남자는 여자에게서 자신의 특질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여자를 찾아내려고 애쓴다. 바로 남자가 그런 여자를 찾아내려는 노력 속에는 무의식적이라도 2세에 대한 잠재적 형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여자의 순결이 남자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남자는 여자와 성 관계를 가진 후부터 그 여자에 대한 호기심이나 집착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다른 여자에 대한 매력과 호기심이 커진다.
이것은 신이 인류의 종족 유지를 위해 남자들에게 보다 많은 번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남자는 조건만 허용된다면 1년에 1백 명의 자기 자녀를 낳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자는 아무리 남자가 많고 조건이 허용되어도 1년에 한 명 이상은 낳을 수 없다. 남자는 끝없이 다른 여자를 탐내는데 여자는 한 남자에게 충실하고 의지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의 본능적인 결과일 뿐이다.
PreJudice_ 쇼펜하우어의 '사랑은 없다'라는 인생론 에세이에서 이런 대부분의 남성 우월적이면서 동시에 과학과 유전학을 조금씩?담고 있는 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이나 삶에 대한 통찰도 포함되어 있다.
제2장 행복이라는 그림자
행복은 내 마음속에 둥지를 틀고 있다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의 제자인 메트로도루스는 그의 저서에서 '인간의 행복은 대부분 자기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괴테나 바이런. 그들의 시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뛰어난 관찰력과 상상력이 깃들어 있다.
행복은 정신 능력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한 거지는 병든 황제보다 행복하다. 가령 헤라클레스 같은 강한 체력을 가진 남자가 집안 치다꺼리를 하거나 세밀한 수공업이나 정신 노동을 하게되면 자기의 타고난 재능과 능력을 발휘할 수 없어서 평생을 두고 불행하다. 그와 반대로 체력보다 지력이 뛰어난 사람이 육체 노동에 종사하거나 자기 능력과는 상관없는 일을 하게 되면 평생을 그르친다.
괴테 왈 "그가 태어난 날을 비워준 태양은 하늘의 이치를 따르기 마련이고 그대 역시 그대를 낳은 운명의 이 법을 쫓아 처음 세상에 외마디 소리를 지른 그날부터 목숨을 이어왔거늘."
유산을 남겨주기 위해 자신의 귀중한 생애를 다 쓰다니
그러나 사람들은 명예의 월계관보다 재물을 더 선택하고 있다. 과연 페트로니우스의 격언처럼 '돈이 많으면 남들이 떠받들 것이다'라는 말이 사실이며 그것이 과연 행복을 가져다줄 것인지는 의문이다.
제3장 재산의 조건
인간의 욕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그리스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원자론적 자연론과 이기주의적 윤리학을 창설한 학자답게 인간의 욕구를 정밀하고 교묘하게 세 가지로 나누었다. 첫째는 먹고 입는 욕구이다. 그것은 자연적 욕구로써 이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인간은 가장 큰 고통을 받게 된다.
둘째는 성욕이다. 이 욕구 역시 자연적인 욕구이긴 하지만 반드시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니다. 없어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부와 명예에 대한 욕구이다. 이 욕구는 없어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 욕구는 종류가 너무 많은 데다가 이것을 충족시키기는 대단히 어렵다. 이상이 인간이 가진 3대 욕구의 원칙이다.
재산과 명성은 바닷물 같아서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욕망의 지평선 밖에 있는 것들은 거의 욕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재산과 명성은 바닷물같아서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욕망의 지수를 스스로 줄였기 때문에 행복해진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소유로 인해서 불행을 느낄 때는 자신의 욕망의 지수를 줄이는 길 밖에 없다.
욕망의 지수를 낮춰버리면 행복을 되찾을 수가 있다. 우리의 목표는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 많이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PreJudice_ 제 2장과 3장은 행복과 돈, 명성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좀처럼 신경쓰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쇼펜하우어는 얘기하고 있다. 쇼펜하우어 외의 다른 대부분의 위인들도 행복과 돈에 대해서는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만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원하는 것을 모두 채우는 것과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는 만큼 줄이는 방법. 이라고 말했던 벤자민 프랭클린이나 행복은 우리 안에서 찾을 수 있다 라던가. 비슷한 말은 어느 누구나 해왔다. 그러고보면 정말로 행복은 우리의 외부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굳이 어떤 삶을 살고 있던지 마음먹기에 따라 타인이 보기에 만족스럽지 않은 삶일지 모르더라도 그 자신만 만족한다면 행복한 삶인 것을 앞선 위인들은 모두 알아차렸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쇼펜하우어의 인생론 에세이는 11장 까지 이어진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살아가면서 얻을 수 있는 조언이나 그의 삶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으니 앞의 세 장에서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더라도 한 번 읽어봄직하다. 그리고 책 내용 내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희의론적인 시각만을 서술해온다고 느꼈던 그이지만, 단 한 부분 ''그곳에서 그는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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